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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환경칼럼] 관매도 풍란이 살아났다
name 김옥성 (ip:183.107.47.31)
  • date 2011-11-10 14: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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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관매도 풍란이 살아났다


▲ 현진오 동북아식물 연구소장
‘풍란’이라는 난초가 있다. 이맘때부터 한여름까지 진초록 잎새들 사이에서 나온 꽃대 끝에 여남은 개의 순백색 꽃들이 대롱대롱 매달리는 난초다. 생태 습성도 각별해서 땅에 뿌리를 박고 사는 게 아니라 바위나 늙은 나무등걸에 붙어사는 착생(着生) 난초다. 서양란처럼 예쁜 모습을 자랑하면서도 동양란처럼 진한 향기까지 갖는다. 이 향기가 바람을 타고 멀리 전해진다 해서 풍란(風蘭)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고기잡이 나선 어부들이 바다에서 짙은 안개(海霧)를 만나 길을 잃었을 때, 풍란꽃 향기를 맡고서 육지가 가까워졌음을 짐작하고 안심하였다 한다.

풍란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남해안 섬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금은 단 3곳의 자생지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환경부 멸종위기식물1급 8종 가운데 하나로 지정될 만큼 귀한 식물이 된 것이다. 불법채취의 표적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풍란이 도회지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식물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풍란을 채취했었다. 무인도의 벼랑 끝도 사람들이 뒤지고 다녔다.

풍란을 찾아 남해안의 섬이라는 섬은 모두 뒤지고 다닌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자생지를 발견했을 때의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속자는 심정으로 찾아간 진도군 관매도에서 막 개화하는 풍란을 발견했던 때가 5년 전 바로 이맘 때였다. 어찌나 감격했는지 눈물까지 뚝뚝 흘렸다. 이듬해 순천향 대학교 신현철 교수를 책임자로 하는 연구팀을 꾸리고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관매도 풍란을 보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전 대학교 김주환 교수, 진도풍란보존회 조정일 회장, 진도농업기술센터 김성호 소장, 바보난농원 강경원 대표 등과 힘을 합쳤다.

풍란 보전 프로젝트는 먼저 관매도 풍란이 맺은 열매 3개를 따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열매 한 개 속에는 수십만 개의 먼지 같은 작은 씨들이 들어 있다. 하지만 씨 안에 영양분이 되는 배젖이 없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싹을 틔우지 못한다. 인공 증식을 위해 무균 상태의 플라스크에 영양 배지를 넣고 관매도 풍란 씨를 뿌려주자 몇 주가 지나 세포 덩어리가 형성되었고 이후에 뿌리와 잎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플라스크를 주기적으로 갈아주며 2년 이상 키워 길이 1~2cm쯤 되는 어린 풍란의 증식에 성공했다. 드디어 지난 4월 1만5000개의 어린 풍란을 관매도 곰솔 숲에 복원시켰다. 3년 동안 진도에서도 뱃길로 한 시간을 더 가야 하는 관매도 현장과 실험실을 오가며 팔았던 숱한 걸음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풍란처럼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 자생식물은 300여 종류에 이른다. 한반도 전체 식물 종수의 10%쯤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이런 멸종위기식물 가운데 64종만을 멸종위기야생식물 1급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턱없이 모자라는 숫자다. 지방자치단체의 보호종 지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서울시나 인천시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자체들은 보호종을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강원도 등 정작 보호해야 할 식물이 많은 시도가 미온적이다. 멸종위기식물 보전은 전문가들만이 하는 일이 아니다. 환경부 등 관청에서만 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국민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 중에서도 지역 주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관매도의 곰솔 곳곳에 풍란이 붙어 자랄 때, 그래서 관매도가 풍란의 섬으로 유명해질 때 지역 살림살이도 필 수 있고 관매도 사람들의 자존심도 살게 될 것이다.

현진오·동북아식물 연구소장
입력 : 2006.07.21 19:31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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